‘사자마자 이정도…’ 유튜버 따라 중국 주식 샀더니 벌어진 일

한국 증시에 개미가 있다면 중국 증시에는 부추가 있습니다. 윗부분을 잘라내도 또 자라나는 부추처럼, 손실을 보고도 꾸준히 증시에 남아있는 중국 개인 투자자들을 빗댄 별명입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유튜버의 추천을 따라 주식을 샀다가 큰 손실을 보는 안타까운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해외 증시, 주식 유튜버, 그리고 개인 투자자. 이들 사이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버 추천 주식
계좌 손실 마이너스 40%

직장인 A씨는 올해 초, 중국판 마켓컬리로 알려진 ‘다다넥서스’와 차량공유업체 ‘우버’에 각 1000만원씩 투자했습니다. A씨가 즐겨 보던 증권사 유튜버의 현저히 저평가된 주식이라는 말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투자 직후, 거짓말처럼 두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이 때문에 그의 해외 주식 계좌 손실은 마이너스 40%까지 불어났습니다.

중국 드론택시업체 ‘이항홀딩스’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항홀딩스가 반드시 뜰 거라며 ‘풀매수’를 권했던 주식 유튜버들은, 지난 2월 해당 주식이 급락하자 관련 영상을 모두 삭제하고 댓글 창을 막아버렸습니다.

이들이 매수를 권하며 근거로 든 자료들은 이름 모를 회사가 올린 해외 기사를 단순 번역하여 짜깁기한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글로벌 투자정보 업체인 울프팩리서치의 조사에 의해 이항의 보안이 매우 허술하고 생산 공장은 완공조차 되지 않았음이 밝혀져 충격을 더했습니다.

원인은 정보 부족
구글링에 의존하는 리서치

왜 유독 해외 주식에서 이런 사례가 늘어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정보를 취득함에 있어 제한이 많다는 점입니다. 주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한 종목의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며 대응하는 것인데, 해외 주식은 실시간 대응이 어렵습니다.

투자 주체별 매매 통계도 알 수 없고, 전문 애널리스트들마저 구글링과 외사 보고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수 추천 시점부터 주가가 반 토막이 나거나, 투자받은 회사의 실체가 뒤늦게 알려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중국 증시의 경우 이러한 불분명성이 특히 잘 드러납니다. 중국 국민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던 중국 보험업은 이미 저성장기였고, 최근에는 어닝쇼크까지 나면서 주가가 40%나 하락했습니다. 또한 지난 24일 사교육 금지 조치로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은 투자해선 안 될 나라’라는 말도 생기고 있습니다. 시장이 크다고 해서 중국 유망 기업에 무턱대고 투자했다가 시 주석의 말 한마디로 국유화되거나 이에 준하는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원인은 코로나 19로
인한 금리 인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중국을 포함한 해외 증시는 너무나 뜨겁습니다. 미국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인 ‘로빈후드’ 사용자는 1300만명을 넘어섰고 거래대금은 1500억달러에 이르며 미국 주식 시장의 인기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신규 증권 계좌 개설 수가 작년부터 약 5%의 상승세를 보이는 등 활발한 개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해외 증시의 폭발적인 인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금리를 인하한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금리 인하 때문에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났고 해당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자산가치가 높아진 부동산을 살 여력이 없는 젊은 층이 주식 외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각에서는 주식 유튜브 채널을 ‘금융 포르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내용은 부실한데 자극적인 언사로 초보 개인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과 검증 안 된 주식 유튜버가 범람하는 상황에 신뢰도 높은 매체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는데요. 검증된 기업이 유튜브를 통해 근거를 가진 스토리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경제와 금융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편, 각종 금융권 대기업에서도 움직임을 보이는데요. 최근 KB증권의 경우, 유튜브에서 해외 주식 실시간 투자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밀려드는 요즘, 피해 사례를 줄이기 위해 개인과 기업이 건강한 투자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