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만 비싸고…어른들이 “요즘차는 별로”라고 말하는 이유

제네시스, 그랜저 등
요즘 고급차는 별로?
어르신들의 취향 이렇다

그날은 날씨가 좋은 토요일이었다. 주말마다 본가에 가는 나는 마침 가족들에게 날도 좋으니 나들이를 가자고 제안했고, 우리 집 반려견을 포함해서 모두가 함께 고양으로 출발했다. 요즘 차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도 했고, 누나도 요즘 차에 관심이 부쩍 많아졌기에 차 구경이나 할 겸 현대 고양 모터 스튜디오에 가기로 한 것이다.

한 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그곳에서 우리 가족은 현재 현대자동차의 간판을 단 모든 차를 만날 수 있었다. 예전부터 현대, 기아 차를 타온 우리에게 이는 즐거운 시간이었고, 나는 그곳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아버지와 스튜디오를 둘러보면서 보이는 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봤고, 나는 두 종의 차에 대해 질문을 드렸는데, 현대 세단의 대표적인 모델인 그랜저와 이제는 독립한 제네시스 G80이었다.

요즘 그랜저는 싫다
옛날 고급차 느낌이 없다

아버지께 그랜저는 현대에서 유일하게 소유해보신 적이 없는 세단이었다. 소나타 3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현대 제네시스 1세대를 모셨던 당신은 지금 그랜저는 그랜저가 아니라 하셨다. 그날 주차를 하던 중 지하에서 본 1세대 각그랜저를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신 것을 깨달았다.

아버지 세대 분들은 여전히 고급차를 떠올리시면 에쿠스, 체어맨보다도 그랜저가 먼저 떠오르신다는 것을 안다. 지금은 에쿠스, 체어맨으로 이어지는 세단 계보에 밀려 아반떼 옆에 자리하고 있고, 길거리에 나가도 택시로 돌아다니는 그랜저를 쉽게 볼 수 있으니까. 눈에 자주 보인다는 건 그만큼 흔해졌다는 것이고, 거기에서 그랜저는 더 이상 고급차가 아니게 되어 버린다.

나에게 전시장의 그랜저는 분명 나쁘지 않은, 오히려 좋은 선택지일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의 머릿속에서 고고하게 달리고 있는 그랜저와는 완전히 다른 모델인 것이다. 유독 국산차에서 느끼는 것이지만, 오래된 명함을 단 차종에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무언가, 흔히 말하는 ‘헤리티지’가 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은 그래서 요즘 그랜저를 싫어하셨던 게 아닐까?

요즘 제네시스는 싫다
너무 스포티하다

엠파크 캡쳐 / 제네시스 1세대

나에게 처음 승차감이라는 것을 알려준 차는 현대 제네시스 1세대였다. 편안하면서도 빨랐고,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와 스피커는 내게 제네시스가 어떤 차인지 알려줬다. 하지만 뒷좌석에 타던 나와 운전석에 앉으셨던 아버지에게 제네시스는 다르게 다가왔을 테다. 아버지는 제네시스를 운전하시며 처음 운전할 때처럼 즐거우셨다고 회상하곤 하셨으니까.

전시장에서 처음 G80을 만났을 때 아버지는 조금 의외라는 표정이셨다. 당신 말로는 이렇게 고급스러울 줄은 모르셨다고. G80의 내부는 정말 멋졌다. 마감, 인포테인먼트, 센터페시아, 각 좌석에 탑재된 옵션들까지 이제는 정말 고급 수입 세단에게도 막 밀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하지만 아버지는 고개를 저으셨다. 아마 아버지께는 그 옛날 고급 세단들의 보수적인 디자인에 스포티함까지 갖춘 본인의 차와 달리 곡선 위주 디자인의 스포티한 외관이 강조되는 G70, 나아가 제네시스 브랜드의 라인업이 취향에 맞지 않으신 것 같다. 물론 절대 싫다고는 안 하셨지만.

시장은 변해가고 있고
아버지는 나이를 드셨다

아버지는 그날 본 차들을 싫어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즐거워 보이는 모습으로 현대차의 모든 라인업에 탑승도 해보시고, 최근 자동차들에 탑재되는 다양한 변화들에 신기해 하셨다. 물론 여기에 어른들의 단골 멘트, 전기차는 장난감 같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다만 아버지께서 안락한 뒷좌석에 앉아보시는 것을 보며 이제는 그럴 때도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사랑했던 차들도 이제는 안락한 주차장에서 관리 받으며 보존되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시장은 사람보다 빨리 변하니까. 역시 어른들은 요즘 차를 별로 안 좋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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