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가운데 뻥 뚫릴 때까지 10년간 알박기한 중국 집주인, 결국엔

2000년대 중반 속칭 알박기라 불리는 부동산 투자방법이 기승을 부렸습니다. 이는 공터에 자리를 잡아 통행을 어렵게 하는 것부터 개발 예정지의 땅을 팔지 않고 몇 배의 차익을 얻어내는 방식을 뜻하는데요. 경제의 초고속 성장과 함께 부동산 개발이 한창인 중국에서도 한동안 알박기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한 바 있습니다.

특히 최근 중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알박기 분쟁이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두둑한 보상금을 타내기 위해 지역 한가운데 버티고 앉아 있는 집주인들 때문에 도로 개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죠. 이 가운데는 무려 10년 동안 알박기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모습일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도로를 갈라놓은 집 한 채
사진 SNS에 공개되자 화제

얼마 전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10년간 알박기를 고집해온 한 가정집의 사진이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사진 속 보이는 도로는 광둥성 광저우의 한 4차선 도로인데요. 독특하게도 한가운데가 뻥 뚫렸으며 그곳에는 낡은 가정집 한 채가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이 집을 피해 도로를 건설하다 이렇게 휘어지게 된 것입니다.

10년 전 광둥성 당국은 좁은 강을 사이에 둔 두 도심을 연결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해당 도로의 개통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도로 계획이 발표되자 이곳에 있던 47 가구가 이주를 결정했으나 유독 이곳만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주하지 않았는데요. 정부 측은 집주인과 상의해 보상금을 건넨 뒤 집을 허물려고 했지만 협상이 번번이 실패하며 결국 철거에 실패한 채 주위를 에둘러 도로를 건설해야 했죠.

독특한 도로의 모습에
전국의 관광객 몰려들어

집주인 량 씨는 지난 10년에 걸쳐 당국과 협상했으나 서로 생각하는 보상금 격차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량 씨는 집을 허무는 대가로 아파트 4채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2채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번번이 결렬된 것이죠. 게다가 정부에서 임시로 내줄 것을 약속한 거주지가 근처 영안실과 가깝다는 점도 거절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듯 해당 주택을 피해 도로가 개통되다 보니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당 주택은 도로보다 훨씬 아래에 위치해 있는 데다 옆으로 빠르게 달리는 차량으로 인해 소음이나 안전 문제도 존재하는데요. 하지만 오히려 독특한 도로의 모습에 량 씨의 집을 보려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사진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왠지 동물원에 사는 동물 된 기분일 것 같다” “클라스가 다른 대륙의 알박기” 등의 반응을 보였죠.

한편 해당 기사를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펼쳤습니다. 크게는 ‘내 땅의 가치를 높여서 팔겠다는 데 무슨 상관이냐’라는 의견과 ‘개인의 이득보다 다수의 피해가 더 큰 만큼 지양해야 한다’라는 두 가지 입장으로 나뉘었는데요. 중국 국토교통부도 알박기로 인한 사업 지연을 사회적 손실로 보고 방지 법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앞서도 논란이 된
중국의 ‘알박기’ 사례

알박기 논란이 불거졌던 사례는 비단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17년에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알박기 건물이었던 상하이의 3층 건물이 14년째 버텨오다 결국 철거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해당 건물은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거나 행인들이 사진을 찍는 명소로도 유명했죠. 하지만 도로 한편을 막고 선 건물로 인해 수차례 교통사고가 잇따르자 당국은 건물주와 수차례 협상을 거쳐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같은 해 중국 하얼빈에서 알박기 아파트 때문에 10차선 도로가 양 갈래로 휘어진 채로 건설된 사례도 있습니다. 당초 해당 도로는 이 지역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10차선으로 건설될 계획이었는데요. 하지만 해당 아파트 소유주와의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도로 개발계획이 변경된 채 오늘날의 모습으로 최종 건설되었습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건물 주인이 철거에 승낙하지 않고 버티는 바람에 건물을 중심으로 원형 고속도로가 생기거나 신축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에 폐가가 흉물스럽게 방치되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에서는 집주인의 동의 없이 철거를 할 수 없는 데다, 먼저 공사가 시작된 이후 보상이 이뤄지는 관행 때문에 이 같은 알박기로 인한 사회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개발사업 부지 내 땅을 매각하지 않고 버티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상금까지 두둑이 받을 수 있어 중국 사회 내에서 근절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요. 이 같은 알박기는 개인 이익만 중시한 채 타인에 대한 배려나 공공의 이익은 뒷전으로 여기는 중국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