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부회장 이용수
슈틸리케 감독 선임
각종 비난과 무능함 입증
90년대 중후반을 거쳐 2000년대 초반까지 전체적으로 암울했던 한국축구의 행정력과 A대표팀 포함 각 연령별 대표팀의 위기를 기억하는 축구 팬들이라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인물 한 명이 있다. 바로 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장이다. 이 당시 축구 협회 내에서 그는 전무, 기술 위원장 등 주요 직은 두루 섭렵했는데, 한마디로 언론인들 사이에서 조중연은 ‘부조리’ 혹은 ‘적폐’의 대명사였을 정도의 인물이었다.
납득할 수 없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경질 과정, 각 연령별 대표팀 지원과 전력 강화 프로그램의 부실함, 일명 ‘조중연 파벌’로 불리는 사람들을 축구협회 노른자위에 앉혀 개인 권력을 강화한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끊이지 않는 등 그는 많은 축구 팬들과 축구계 인사들에게는 미움의 대상이었다.
협회 기술위원회 쇄신
이용수 해설위원 선임
2002년 한일월드컵을 불과 2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공동개최국 일본은 승승장구하는 데 반해 한국은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참패를 거듭하자 축구협회는 커다란 위기감에 휩싸이면서 변화의 물결이 밀려들었다. 당시 정몽준 회장은 축구계 모든 인사들의 조언과 강력한 주장에 따라 기술위원회의 쇄신에 들어갔고 그 기술위원회를 통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외국인을 선임하기도 결정했다.
여기서 떠올랐던 인물이 바로 이용수 기술 위원장이다. 젊고 참신한 이미지에 걸맞게 기술위원회를 개혁하면서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였으며 A대표팀에 대한 확실한 지원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전력 강화 플랜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만들었다. 특히 월드컵 직전 A매치에서 연이은 패배에 시달리며 히딩크 감독이 일부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받을때도 이용수는 히딩크를 철저하게 보호하며 그의 플랜이 이어지도록 했다.
이용수의 뚝심
4강 신화의 영웅?
당시 히딩크 감독이 ‘오대영’ 감독으로 비난이 쏟아졌음에도 외부로부터 축구협회로 날아오는 모든 비난의 화살은 이용수와 그가 주도하는 기술 위원들이 방패막이를 해냈다. 이런 이용수 기술위원회의 인내와 뚝심은 월드컵 4강 신화로 완벽한 보상을 받게 된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 못지 않게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동시에 우리 축구팬들은 축구협회 내에서 그가 계속 승승장구해 한국축구의 행정 개혁 작업을 지속해주길 원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는 이용수 기술 위원장의 능력이 아니었다. 사실 히딩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축구협회의 공이 컸으며 이용수는 현장을 조용히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다. 2002년 당시 성과가 너무 좋아 고평가받는 데 일조하였으나 생각만큼 많은 기여를 하지 않았다고. 히딩크를 영입한 사람도, 설득한 것도, 선임한 것도 당시 가삼현 축구협회 사무총장으로 알려졌다.
사임 후 복귀
새로운 적폐로 전락
2002년 월드컵 직후 월드컵 포상금 배분 관련과 축구협회 인사들과의 갈등으로 기술 위원장에서 사퇴하고 KBS 해설위원으로 복귀한 이용수는 꾸준히 팬들과 인연을 이어가다 조중연 체제가 막을 내리고 새롭게 정몽규 협회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다시 축구협회에 복귀했고 기술 위원장, 부회장 등 주요 직을 두루 섭렵했다.
하지만 이용수 기술 위원장이 축구 팬들의 미움을 받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 단연 슈틸리케 전 국가대표팀 감독 실패 때문이다. 최종 면접을 직접 진행한 후 선임 확정을 내린 것도 이용수 부회장인데 당시 슈틸리케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은 본선 진출 실패의 위기로 내몰았고 결국 경질됐다. 부실했던 코칭스태프 구성 및 전술적인 문제점 등 결과적으로 함량 미달이었던 사람을 대표팀 자리에 앉힌 이용수의 안목에 축구 팬들이 강한 의구심을 갖게 된 것.
특히 이용수 기술 위원장이 다시 축구협회에 들어온 이후 협회의 행정이 전체적으로 불투명해진 느낌이고 그 가운데 특히 기술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축구 팬들과 언론의 한결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2017년 슈틸리케 경질과 동시에 책임을 지고 기술 위원장에서 사퇴를 하게 된다.
논란 속 협회 복귀
무능함의 연속
이용수 기술 위원장 이후 김판곤 현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이 기술 위원장을 맡았던 시절 축구협회의 행정은 원활하게 돌아가며 현재 벤투 감독 선임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협회 내 주요 이벤트 등이 있을 때 가능한 범위 안에서 언론 및 축구팬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지난 2021년 이용수가 부회장으로 선임되며 축구협회로 다시 복귀하면서 당시 언론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이전부터 무능함을 보이며 이용수가 싼 똥을 김판곤이 다 치워놓은 상황에서 또다시 이용수가 축구협회에 돌아온 판이니 좋아할 수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용수 선임 이후 시대에 따라가지도 못하고 선수와 한국 축구를 배려하는 모습이 아닌 돈을 쫓는 모습을 보이며 온갖 잡음을 만들어냈다.
A매치 무리한 강행 및 월드컵 직전 유럽 평가전 대신 국내 평가전 개최, 특히 벤투 감독이 국내 평가전을 원했다며 그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수준 낮은 언플까지 진행하며 축구 팬들의 원성을 샀다. 벤투호의 성공이 없었다면 이용수의 무능함은 낱낱이 드러날 가능성이 컸다. 무능하고 돈만 쫓는 인사가 축구협회 고위직에서 통제권을 휘두른다면 앞으로도 한국 축구의 미래는 참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