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랭글러 4세대
충돌 테스트 중 전복
탑승자 부상 위험 커져
최근 지프 랭글러 5도어 모델 언리미티드의 IIHS(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 안전성 테스트 결과가 공개되었는데 충격적이다.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차량이 옆으로 전복되고 만 것이다. 스몰 오버랩 테스트는 전면의 극히 일부분만을 충돌하는 시험으로, IIHS가 2012년에 도입했다.
지프 랭글러의 도어는 탈부착 가능한 구조이며 루프 역시 트림에 따라 탈부착이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상 2열 커튼 에어백이 없어서 차량이 전복되었을 경우 탑승자가 더욱 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다만 더미의 큰 부상이 감지되지는 않아 스몰 오버랩 테스트 결과는 Maginal(보통)을 받았다.
3년 전에도 같은 현상
설계 개선해도 그대로
지난 2020년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다. FCA는 IIHS에 자체적으로 테스트한 적이 있으며 이때는 차량이 전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충돌 시험 시 차량에 장착하는 견인 고리의 위치에 차이가 있었음을 발견하고 IIHS와 협의해 FCA의 방법대로 견인 고리를 부착해 재시험을 진행했으나 이때도 차량이 옆으로 전복되는 결과를 보였다.
심각성을 느낀 FCA는 문제 해결을 위해 차량의 전면 구조를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 실시된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전복을 막기는커녕 되려 운전자의 왼쪽 다리와 발에 상당한 수준의 부상 가능성이 드러났다. 이는 2018년 유로 NCAP 정면충돌 테스트 당시에도 지적된 부분이다.
측면 충돌도 낙제점
유로 NCAP 별 1개
측면 충돌 시에도 치명적인 부상 위험성이 드러났다. B 필러와 도어가 잘 버텨줬지만 2열 커튼 에어백의 부재로 인해 2열 탑승객이 도어 프레임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 뇌진탕이나 두부 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머리 부위는 가장 낮은 등급인 Poor(나쁨)를 받았다.
현행 랭글러는 4세대 모델로 2018년에 출시되었는데 그해 유로 NCAP 안전성 테스트에서는 별 다섯 개 중 한 개만 받는 사상 초유의 결과가 나왔다. 같은 해에 테스트를 진행한 피아트 판다는 별점을 단 한 개도 받지 못했고 최하점을 받은 두 모델이 같은 FCA 그룹사에서 나오는 불명예를 떠안게 되었다.
의외로 부실한 안전성
못 타겠다는 반응
초기에 군용차를 기반으로 개발되어 오프로더 SUV를 대표하는 지프 랭글러.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만큼 견고하고 안전할 거라는 인식이 강한 모델이지만 실제 안전성은 아쉬움을 넘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물론 안전성 테스트의 모든 항목에서 낙제점을 받은 건 아니지만 2열 커튼 에어백의 부재는 스몰오 버랩의 전복 문제와 연결되어 탑승자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문제다.
네티즌들은 “타는 것 자체만으로도 생명의 위협이 느껴질 것 같다”, “FCA가 안전성 포기하고 만든 차 같다”, “정 오프로드 타고 싶으면 포드 브롱코가 나을 듯”, “벤츠 G 바겐은 안전성이 거의 만점이던데”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