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도 없나” 전기차 안 만든다더니 결국 말 바꾼 슈퍼카 회사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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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관심 없던 페라리
전략 바꾸고 전동화 나서
2025년 첫 전기차 출시

“전기차요? 성능 개선을 목적으로 모터를 탑재한 PHEV를 내놓을 수는 있어도 전기차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페라리는 트렌드에 순응하지 않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트렌드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페라리는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지 않을 거예요.” 지난 2017년 디터 넥텔 페라리 극동·중동 총괄 CEO가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국내 출시 행사 때 남긴 말이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없던 이야기가 됐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며 소비자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기차를 수용하기 시작했고 결국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은 전략을 바꾸었다. 작년 6월 반도체 전문가인 베네데토 비냐를 CEO로 선임해 조직을 개편했고 반도체 회사 출신 연구원 및 임원을 영입하는 등 전동화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일부 내연기관 모델 주문 닫아
전기차 기술 자신감 내비쳐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는 내년까지 생산될 예정이지만 지난 2월부터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는 상태로 전환되었다. 812 컴페티치오네와 GTS 등의 파생 모델 역시 주문할 수 없게 됐다. 세대교체 주기가 가까워져 기존에 주문받은 물량까지만 생산하고 단종하는 자연스러운 절차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812는 자연흡기 V12 엔진을 얹은 마지막 페라리이기 때문이다.

반면 페라리는 전기차에 대해 입을 열었다. 베네데토 비냐 CEO는 2025년에 첫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며 자세한 내용은 오는 6월 16일 전동화 전략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5년 내로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PHEV 모델을 통해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SF90 스트라달레는 3개의 소형 전기모터 출력만 217마력에 달하며 296 GTB는 3.0리터 V6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818마력을 낸다.

2035년 EU 내연기관 출시 금지
페라리는 “오히려 좋아”

한편 지난달 유럽연합 의회는 2035년부터 유럽 내에서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의 신규 출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완성차 업계와 관련 단체는 그때까지 전동화 전환을 마치기 어려우며 급진적인 결정으로 인해 사회 곳곳에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입을 모아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이 틈을 타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유럽 전기차 시장을 점령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일부 완성차 회사는 해당 결정을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전동화 전환에 적극적인 포드, 중국 길리 그룹 산하의 볼보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 등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회사들이었다. 하지만 이 중에는 놀랍게도 페라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은 “규제를 환영한다.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전기차 시대 전환을 돕겠다”고 밝혔고 팬들은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람보르기니도 전동화 선언
국내외 네티즌 반응 보니

람보르기니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아벤타도르 LP-780 얼티마를 마지막 순수 내연기관 모델로 발표하는가 하면 후속 모델은 전기모터를 얹은 PHEV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도 PHEV 파워트레인을 주력으로 삼고 2027~2028년에 첫 순수 전기차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국내외 네티즌 반응을 살펴보았다. “SUV랑 전기차 절대 안 만들겠다더니 결국 둘 다 만드네”, “트렌드에 순응하지 않는다며. 자존심도 없나”, “페라리한테 엔진음은 정체성이나 다를 거 없는데”와 같이 페라리를 비판하는 반응이 많았다. 한편 “전동화 전환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져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음”, “포르쉐처럼 가상 엔진음으로 감성 살릴 듯”과 같은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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