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다면 로또부터 사야.. 단 26대만 팔렸다는 국산 수제 스포츠카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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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 모터스 스피라
국내 유일 수제 스포츠카
최근 국내 도로에서 포착

한국의 완성차 제조사들을 떠올려보자면 현대, 기아, 쌍용, 삼성(르노코리아), 대우(한국지엠)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를 자체 개발, 생산해 내수 판매부터 수출까지 한 국내 여섯 번째 완성차 제조사도 존재했다. 미드십 레이아웃의 후륜구동 스포츠카를 주로 생산했으며 모든 생산 과정을 수제작으로 진행한 ‘어울림모터스‘다.

이 어울림모터스에서 생산한 ‘스피라‘가 최근 국내 도로에서 포착되어 화제다. 국산 양산차 최초로 제로백 3초대를 끊고 최고속도 300km/h를 돌파하는 등 여러 기록을 세웠으며 국산 최초이자 유일한 양산 미드십 스포츠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자동차다. 하지만 내수 판매량이 26대에 그쳐 실물 한 번 보기조차 어려운 극한의 희소성을 자랑한다. 어째서 이런 자동차가 잘 알려지지 않았는지, 어울림모터스의 근황은 어떤지 다뤄보았다.

자체 개발 미드십 스포츠카
최고출력 500마력에 달해

1997년, 쌍용차 디자이너 출신 부부가 설립한 ‘프로토자동차’는 국내 최초의 카로체리아(자동차 공방)로 어울림모터스의 전신이다. 그 시절 완성차 업체의 콘셉트카를 하청 제작하거나 대형 양산차를 기반으로 리무진을 만들며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자체 개발 모델 ‘스피라’를 개발했다. 부족한 재정적 여건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출시가 여러 번 미뤄지기도 했지만 개발 10년 만인 2010년부터 스피라의 정식 판매에 돌입했다.

카본 파이버를 부분적으로 적용한 차체에 현대자동차의 V6 2.7L 델타 엔진을 개조 후 얹어 공차중량이 1.3톤 내외에 불과했다. 총 네 가지의 출력 세팅에 따라 트림을 분류했는데 자연흡기 175마력, 싱글 터빈 380마력, 싱글 빅 터빈 420마력과 트윈 터보 500마력 사양까지 존재했다. 모두 6단 수동변속기와 맞물렸으며 500마력짜리 EX 트림의 경우 제로백 3.5초, 최고속도 315km/h로 현행 고성능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기죽지 않을 동력 성능을 자랑한다.

최대 1억 6천만 원
내수 판매 26대에 그쳐

고성능에다가 수제 스포츠카인 만큼 가격대 역시 상당했는데 최저가 트림인 아이코닉이 4,972만 원에서 시작했으며 최상위 트림 EX는 1억 6천만 원에 달했다. 현재 가장 비싼 국산 승용차인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풀옵션 사양과도 맞먹는 수준이다. 하지만 상품성은 가격에 못 미치는 수준을 넘어 심각했다. 파워트레인은 당시 기준으로도 구형이었고 고출력을 안전하게 제어할 트랙션 컨트롤, 차체자세제어장치가 전무했으며 실내 부품 대부분을 자체 개발이 아닌 기성품을 사용했다.

스피라 개발 당시부터 재정난에 시달려왔던 어울림 모터스는 2012년 분식회계, 횡령 등의 논란에 휩싸여 결국 상장폐지를 당하는 등 존립 자체의 위기를 겪었고, 여러 부정적 요인들이 겹쳐 스피라의 국내 판매량은 26대에 그쳤다. 그나마 네덜란드에 150대를 수출하는 나름의 대박을 터트리긴 했지만 회사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실상 도산한 회사
KC모터스가 명맥 유지

갈수록 혼란이 심해지며 주요 직원들과 심지어 사장 부부까지 회사를 떠났지만 이후에도 2013년 모터쇼에 참석하거나 2015년 스피라 2의 개발을 발표하는 등 회사가 존속하는 듯했다. 하지만 2016년, 어울림모터스는 회사채 상환에 실패해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당시 어울림모터스를 떠난 사장 부부와 주요 직원들은 2015년 자동차 개조 업체 ‘노블클라쎄(KC모터스)’를 설립했다. 카니발, 쏠라티 등의 승합차나 RV의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튜닝해 판매하며 제네시스 G90의 내부 튜닝 패키지도 출시하는 등 과거 프로토모터스가 했던 차량 고급 개조의 명맥을 잇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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