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C 허머 EV
사전 주문 77,000건
생산량 턱없이 부족
GMC 허머 EV는 현재 상당한 인기를 자랑하는 전기 SUV, 픽업트럭이다. 미군 소형전술차량 험비의 명맥을 이어 특유의 투박한 디자인을 물려받았고 괴물 같은 스펙까지 겸비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비해 훨씬 비싼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파는 대박을 터트리며 승승장구 중이다.
크랩워크(게처럼 옆으로 이동할 수 있는 4륜 조향 장치), 최고출력 1000마력에 달하는 트라이 모터 등 전용 사양으로 무장한 초기 한정판 ‘에디션 1’은 약 1억 4천만 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1200대 한정 수량이 순식간에 완판되었다. 이후에도 주문이 물밀듯이 들어와 현재 77,000건의 주문이 밀려 있다.
하루 생산량 고작 12대
현재 속도로 17년 소요
허머 EV 공장의 생산 속도와 그에 따른 예상 출고 기간을 두고 여러모로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상당한 주문량과 달리 허머 EV의 월간 생산대수는 평균 377대 꼴인데 하루 생산량으로 환산하면 12대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치다.
단순 계산으로 현재의 생산 속도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오늘 당장 허머 EV를 계약해도 17년 뒤에나 받아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한국의 경우 싼타페 하이브리드, GV80, EV6 등 인기 차종 출고 기간이 18개월에서 2년 수준인데 이마저도 합리적으로 보일 수준이다. 100% 수작업으로 만드는 차도 아닌데 생산 속도가 왜 이렇게 느릴까?
LG 에너지솔루션과 합작
공장 완공 후 속도 붙을 듯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 공급 부족이다. 허머 EV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LG 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에서 생산되는데 사전 주문건수에 비해 배터리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미국 오하이오 주에 위치한 제1공장에서 연간 30기가와트시(GWh) 수준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테네시 주, 미시간 주에도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공장이 모두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 연간 120GWh 규모 이상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며 허머 EV의 생산량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고객 이탈 우려
걱정 없다는 GMC
GMC 관계자는 “현재 월간 300~400여 대에 불과한 생산량이 올해 말에는 수천여 대 단위로 증가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끝없는 대기 기간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우려에 대해선 “허머 EV는 타 차종보다 월등한 스펙과 독보적인 기능을 보유해 대체할 만한 차종이 없다”며 걱정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포드는 전기 픽업 ‘F-150 라이트닝’을 하루 410대 꼴로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5만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외 네티즌들은 “허머는 헤리티지 때문에 먹고살지”, “그 가격에 살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많다. 방심하면 고객 다 뺏긴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