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휴식기 종료
EPL 26일부터 시즌 재개
주전급 선수들 부상자 속출
역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유럽 리그 겨울 일정도 약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휴식기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 11월 14일 풀럼과 맨유의 경기를 끝으로 월드컵 휴식기에 들어갔던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5대 리그 중 가장 먼저 12월 26일에 돌아온다.
EPL을 시작으로 프랑스 리그앙,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 순으로 월드컵 휴식기 이후 리그가 재개된다. 20팀들이 경쟁을 펼치는 리그와 달리 18개의 팀이 경쟁을 펼치는 분데스리가는 1월 21일에 리그가 재개되면서 약 두 달간의 휴식기를 갖고 리그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을 누비다 온 선수들에게는 다소 짧을 수 있는 휴식 기간이고 월드컵을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휴식과 피로
EPL 후반기 판도
재 아무리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가진 선수라도 해당 국가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월드컵 무대를 누빌 수 없다. 월드컵을 다녀온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에게는 서로 다른 장단점이 있다. 월드컵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돌아온 선수들은 값진 경험과 영광을 누렸지만 짧은 기간 내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낸 탓에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다. 현재 대부분의 선수가 피로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반면, 월드컵에 참가하지 않은 선수들은 각자 개인 정비시간을 가지며 컨디션을 조절하며 시즌 재개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다. 오히려 다시 시작되는 리그 일정을 고려한다면 월드컵을 치르지 않고 돌아온 선수가 많은 클럽이 초반에는 유리할 수 있다. 맨시티 스트라이커 홀란드는 월드컵 유럽 예선 탈락으로 월드컵에 가지 못했다. 그는 “동료들이 떠나있는 동안 나도 열심히 했다. 지루하긴 했지만, 시간은 빨리 갔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싱데이로 복귀
월드컵 후유증 관건
앞서 언급했듯, 유럽 5대 리그 중 프리미어리그가 가장 먼저 복귀한다. 심지어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이 끝난 지 일주일만이다. 유독 프리미어리그가 일찍 복귀하는 이유로 FIFA가 월드컵 특수로 버는 돈만큼은 매 시즌 쓸어 담는 프리미어리그가 겨울 특산품인 ‘박싱데이'(크리스마스 시즌 경기)를 놓칠 수 없었으리라는 분석이다.
관건은 ‘월드컵 후유증’이다. 유럽 리그 시즌을 한 달 넘게 중단하고 치러진 겨울 월드컵을 거치면서 온갖 변수들이 무작위로 뒤섞여 고스란히 각 구단에 돌아왔다. 카타르에서 격정적이고 치열한 사투를 벌인 탓에 복귀한 선수들의 피로와 부상, 성취와 좌절이 모두 후반기 활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홀란드와 살라 같은 강팀 에이스는 모처럼 긴 휴식을 가졌고 1월 겨울 이적시장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춥고 습한 잉글랜드의 겨울은 격랑에 놓여있다.
우승 경쟁 안갯속
빅클럽 선수단 상황
우선 우승 경쟁부터 안갯속이다. 현재 EPL 순위는 아스널, 맨시티, 뉴캐슬, 토트넘, 맨유, 리버풀 순으로 랭크되어 있다. 아스널이 초반 돌풍을 이어가며 휴식기 전까지 2위 맨시티와의 승점을 5점까지 벌려 놓은 상태다. 그러나 아스널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공격의 핵심인 제주스(브라질)가 월드컵 조별리그 카메룬전에서 무릎을 다친 뒤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제주스는 약 3개월가량 결장이 유력하다.
지난 시즌 맨시티에서 영입한 제주스는 올 시즌 아스널 최전방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줬기에 아스널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추격자 맨시티는 최전방 공격수 홀란드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고 이미 23일 리그컵 경기서 골 맛을 보며 예열을 마쳤다. 선두 아스널의 불안이 크다. 다만 소속 선수들의 월드컵 출전 시간은 아스널보다 맨시티가 훨씬 많아 피로도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육체적 피로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파장도 무시할 수 없다. 4위 토트넘은 월드컵 우승팀 아르헨티나의 주전 수비수 로메로와 원정 16강을 달성한 손흥민처럼 성취감에 들뜬 선수도 있지만, 프랑스와 8강전에서 PK 실축과 크로아티아에 무너지며 이변의 희생양이 된 브라질의 히샬리송처럼 마음을 다친 선수도 있다. 또한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팀 내 입지를 바꿀 수도 있다. 첼시의 스털링과 하베르츠는 부진으로 대표팀에서 선발에서 제외되는 등의 수모를 겪었다.
부상자 속출한
토트넘 비상
많은 팀이 크고 작은 부상자들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가장 월드컵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팀이 바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26일 열리는 EPL 경기 중 가장 먼저 브렌트포드와 경기를 갖는다. 그러나 선수단 상황이 녹록지 않다. 주전 대부분의 선수들이 월드컵을 치른 탓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고 부상자들도 많다.
벤탄쿠르와 히샬리송은 모두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있다. 벤 데이비스는 부상에서 갓 복귀했고 손흥민 역시 부상을 안고 월드컵을 뛴 탓에 여전히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여기에 케인과 다이어도 여전히 피로 누적을 안고 있고 월드컵 결승을 뛴 로메로와 요리스는 이미 결장이 확정이 예고 됐다. 콘테 감독으로선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콘테 감독은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의 피로 누적과 컨디션 저하를 지적했다. “월드컵에 출전한 12명의 선수가 토트넘에 있다는 것은 우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행복하지 않다”라며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를 복귀전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의 결장 가능성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