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신형 QX
디자인 훌륭하다는 반응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복병
자동차 광고의 변천사 속에서 몇몇 광고들은 소비자의 뇌리에 깊게 남았다. 비교적 과거에 제작된 자동차 광고들은 주로 차종에 따라서 고급스러움, 판매량 혹은 경제성 등을 직접적으로 어필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보기 힘든 형태이지만 라이벌 차량을 비유적으로 비방하는 종류의 광고가 웃음을 주기도 했다.
영상 효과가 눈에 띄게 발전한 최근에는 소구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감각적인 광고가 주를 이룬다. 따뜻한 분위기에서 가족을 연상시키거나 화려하고 통통 튀는 편집으로 젊은 분위기를 물씬 품기는 광고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인피니티가 공개한 광고를 두고 온라인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들의 연주를 소음으로 표현
논란의 중심에 선 인피니티 광고
지난 3월에 공개된 인피니티의 준대형 SUV, QX60의 광고가 어이없는 연출로 전 세계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된 장면에는 어린아이들이 듣기 힘들 정도의 미숙한 연주를 펼치고, 그걸 듣고 있던 한 여성이 창문과 선루프를 닫고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는 모습이 나온다.
조용한 차 안에서 휴식을 즐기는 여성은 끔찍한 합주에 참여한 한 아이의 학부모 역할로 등장하는데, 이런 연출은 자동차가 외부 소음을 잘 막아준다는 취지로 탄생했다. 해당 광고가 공개되자마자, 해외 네티즌들은 이 세상에 수많은 소음이 존재하는데 왜 하필 아이들의 연주를 차단의 대상으로 설정했는지에 의문을 품었다.
출연한 아이들은 연주 꿈나무
촬영하려고 오디션도 거쳤는데
QX60의 광고를 둘러싼 논란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해당 광고에 출연한 아이들은 실제로 프로 연주자를 꿈꾸는 연습생들이었고, 촬영에 참여하기 위해 연주 오디션을 거친 사실이 드러났다. 촬영 당시 감독은 아이들에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악보를 건네며 원하는 부분을 연주하라고 시켰으며, 합주가 아닌 점은 의아했지만 본인의 연주가 광고에 나올 것을 의식한 아이들은 자신 있는 파트를 각자 연주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광고에 삽입된 미숙한 연주는 영국의 한 오케스트라가 재미로 각자의 악기를 바꿔서 연주한 곡이었다. 광고에 출연한 아이의 제보에 의하면, 광고를 본 아이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6천만 원을 호가하는 자동차를 이런 방식으로 홍보할 수밖에 없었나’라는 의구심이 든다.
“어른들이 너무 미안해”
분개한 국내외 네티즌들
한편, 자라나는 꿈나무들을 섭외하여 아이들의 연주를 소음으로 연출해 낸 인피니티 광고를 본 국내 네티즌들은, “방음 성능을 아이들 음악을 차단하는 엄마로 표현하다니 공감 능력 참 대단하다”, “광고 기획도 어이없지만, 어이없는 기획이 실제 만들어져서 공개될 때까지 중간에 아무도 거르지 못했다는 것이 더 어이없는 일”, “차 안에서 아이 혼자 한 악기로 연주하는 의미 없는 연주가 창문을 서서히 열자 다른 악기들과 하모니를 이루어서 이제야 익숙한 연주가 들리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해외 네티즌들은, “만약 ‘이 제품은 절대 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광고를 만들고 싶었던 거라면 축하해 인피니티 너희가 해냈어”, “할 수만 있다면 저 아이들을 모두 안아주고 격려해주고 싶다”, “내 딸아이에게 새 차를 사주려던 참이었는데 덕분에 결정이 쉬워졌네, 고마워요 닛산 인피니티”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