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랭킹 2위 올라… AI 치팅 논란 휩싸인 유명 바둑기사,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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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만난 바둑 기사
바둑 연구에 컴퓨터 반드시 필요해
점점 잦아지는 AI 치팅 논란

지난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결이 지난 후 바둑은 큰 변화를 겪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당시 바둑 전문가들은 이세돌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으나 알파고는 프로기사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과감한 수를 선보이며 이세돌을 압도했다.

바둑에 AI가 들어오면서 바둑의 성격도 상당히 달라졌다. 신진서 9단은 AI 도입 이후 바둑이 유연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는데, 그는 “AI가 등장하기 전에는 몇 년 동안 비슷한 포석만 썼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과거보다 더 다양한 포석이 등장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바둑기사들이 바둑을 공부하는 모습도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바둑판 하나만 있으면 만족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바둑을 공부하고 연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높은 사양의 컴퓨터가 필요하다. 중국 바둑 랭킹 1위인 커제 9단은 “요즘은 대부분의 프로기사가 AI로 훈련한다. AI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만 자신의 장점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라고 전했으며, 신진서 9단 역시 “더는 AI를 무시하거나 등한시하면 바둑을 잘 둘 수 없다. 나는 AI 연구로 특히 포석에서 엄청난 도움을 받았다. 복기할 때도 AI는 매우 유용하다”라고 밝혔다.

AI 치팅 논란
점점 많아진다

바둑계에 AI가 깊숙이 들어오면서 그에 대한 폐해도 생기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바둑 랭킹 2위에 오른 리쉬안하오가 AI 치팅 논란에 휩싸였는데,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14회 춘란배 세계 프로바둑 선수권 4강에서 열린 리쉬안하오와 신진서의 대결이었다. 이날 대국에서 리쉬안하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세계 최강자인 신진서에게 완승을 거뒀다.

당시 리쉬안하오가 보여준 바둑은 AI 일치율이 85%에 달할 정도로 완벽했는데, 4강 대국이 끝난 후 중국의 바둑 기사인 양딩신은 자신의 SNS를 통해 “리쉬안하오와 20번기를 하고 싶다. 모든 신호가 차단된 대국장에서 화장실에 가면 안 되고 시간제한도 없이 하루에 한판씩 두자. 대국이 끝난 뒤 기보를 공개해 평가도 받자”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만약 내가 누명을 씌운 것이라면 내년 LG배 결승이 끝난 뒤 은퇴하겠다”라며 강력한 발언을 이어갔다.

양딩신은 신진서와 리쉬안하오와의 경기 중계도 인터넷 채팅창을 통해 리쉬안하오를 비난했다. 그는 “나는 리쉬안하오에 비하면 몇십단의 실력 차가 난다. 몇 년간 홀로 훈련하면서 우리 같은 하수 쓰레기 바둑이 그의 발전을 정체시켜 부끄럽다. 신진서는 이제서야 신을 영접하다니 행운아다”라고 노골적으로 리쉬안하오를 비꼬았다.

현재 20대 후반인 리쉬안하오는 2년 전까지 중국 랭킹 20-30위 권의 평범한 프로기사였으나, 최근 엄청난 실력 상승을 보이며 랭킹을 2위까지 올린 바 있다. 리쉬안하오의 AI 치팅 논란에 대해 당사자인 리쉬안하오는 아무런 대응을 하고 있지 않으며,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은 “SNS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았거나 허위 정보를 퍼트려서는 안 된다”라며 “양딩신은 국가대표팀 규정을 위반했다”라고 전했다.

리쉬안하오의 AI 치팅 논란에 대해 누리꾼들은 “오프라인 대회를 못하니까 이런 상황이 생겨나지, 빨리 오프라인 대회를 해야해” “비대면이면 확실한 확인 절차를 해야하는 거 아닌가” “한국 선수가 저격했으면 그냥 자격지심으로 여기거 묻으면 되는데 중국 최상위 선수들이 대놓고 까고 있으니 중국도 할 말 없을듯”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치팅 논란 있었다

지난 2020년 한국에도 AI 치팅 논란이 있었다. 천재 바둑소녀라 불리던 김은지가 AI 치팅 사실이 발각되며 1년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것. 문제는 2020년 9월에 열린 오로국수전 이영구 9단과의 대국에서 발생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은지는 AI 일치율이 92%에 달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조사 결과 AI의 도움을 받았음이 드러났다. 김은지의 징계를 위해 열린 비공개 운영위원회에서 김은지의 어머니는 “제기된 혐의를 인정하며 처벌을 달게 받겠다. 하지만 아직 어린 나이를 봐서 좌절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시면 고맙겠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AI 치팅 사례는 많았다. 프로 입단대회에서 상의 점퍼 안쪽에 소형 카메라와 보조 배터리를 부착, 한쪽 귀에 무선 이어폰을 꽂고 참석한 기사가 적발된 경우도 있었는데, 대국 중인 기사가 바둑판을 몰래 촬영해 전송하면, 밖에 있던 공범자가 AI 바둑프로그램을 통해 다음 5~6수를 무선 이어폰으로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AI 치팅을 활용한 바둑기사는 재판 결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프로기사 입단을 목적으로 사전에 공모해 계획적, 지능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라며 “대회의 공정성을 해치고 대회 운영에 차질을 초래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범행이 적발된 본선 두 번째 경기 이전에 치러진 경기의 공정성이 현실적으로 훼손됐다. 범행 후 주요 증거들을 폐기한 점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참작됐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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