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클롭의 인연
과거부터 클롭 감독 킬러
클롭 감독의 손흥민 극찬
월드컵 휴식기에 들어갔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다시 재개됐다. 유럽 5대 리그 중 가장 먼저 리그 일정이 시작된 EPL은 토트넘과 브렌트포드전을 시작으로 시즌 16라운드가 열렸다. 우선 많은 관심을 받았던 부분은 역시 토트넘 경기였다. 콘테 감독은 월드컵을 치른 탓에 선수들이 피로 누적과 부상을 호소하며 라인업을 제대로 꾸리기 힘들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평이 많았지만 결국 콘테 감독은 2~3명의 선수를 제외하고 손흥민과 케인을 비롯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손흥민은 이날도 마스크를 쓰고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고 팀도 0-2에서 2-2까지 따라붙었으나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두 달 만에 복귀한
토트넘 손흥민
손흥민은 월드컵을 통해 국가대표팀으로서 경기에 나섰지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것은 두 달여만이었다. 그는 등 번호 7이 새겨진 검정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지난달 마르세유와 벌인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경기 도중 눈 주위 뼈가 부러지는 심한 부상을 당했고, 이후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까지 소속팀 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안면 골절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이내 빠른 속도를 보이며 월드컵에서 투혼을 발휘해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끈 그는 월드컵 종료 후 영국으로 돌아와 팀 훈련에 전념했다. 얼굴 상태도 예전보다는 호전이 된 것인지 월드컵 경기를 뛸 때보다 더 적극적이고 손흥민다운 개인기와 드리블을 통해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원래 콘테 감독의 발언에 따르면 손흥민도 피로가 누적되어 휴식을 취할 것처럼 보였지만 히샬리송 등 공격 자원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라 출전이 불가피했다.
토트넘 4위 자리
리버풀, 맨유의 맹추격
토트넘은 현재 승점 30점으로 리그 4위에 위치해있다. 시즌 초반 무패 행진을 달리며 상승곡선을 그려 5위 맨유와 4점, 6위 리버풀과 5점 차로 4위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브렌트포드와의 경기에서 비기고 리버풀이 승리하면서 토트넘은 뉴캐슬, 맨시티, 아스날을 쫓는 처지보다는 쫓기는 신세가 돼버렸다.
클롭 감독이 이끌고 있는 리버풀은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으며 올 시즌 우승권과는 거리가 많이 멀어졌지만 휴식기를 거친 후 재정비한 첫 경기에서 신승을 거두며 선두권 추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리버풀의 클롭 감독은 과거부터 손흥민과의 인연이 화제가 된 바 있는데 월드컵 직전 손흥민이 안면 골절을 당했을 당시 “몸 상태가 괜찮다고 들었다. 마스크를 낀다면 출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낸 바 있다.
과거부터 이어온 인연
클롭 킬러 손흥민
사실 손흥민과 클롭 감독은 같은 팀 사제 간으로 지낸 적이 없다. 보통 인연이 없는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진하게 연결된 이유는 따로 있다. 과거부터 유독 손흥민이 클롭 감독을 상대로 강했기 때문이다. 함부르크 시절부터 레버쿠젠,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끌던 도르트문트만 만나면 펄펄 날아 ‘양봉업자’라는 별명이 생겼다. 함부르크와 레버쿠젠 시절을 포함해 클롭 감독을 상대해 무려 9개의 골을 뽑아냈다. 가장 최근 맞대결한 지난 11월에는 손흥민이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손흥민이 결정적인 동점 골을 기록하면서 클롭 감독의 앞길을 막은 바 있다.
클롭 감독과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후 매번 만나 둘만의 대화를 갖기로 유명하다. 지난 5월에도 종료 휘슬이 울리자 클롭 감독이 손흥민에게 다가가 말을 하며 머리를 쓰다듬는 등 미소로 화답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심판 판정에 뿔났던 클롭은 경기 후 손흥민을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으며 포옹을 나눴다.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에도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을 안아주며 위로를 건넨 적도 있다.
클롭 감독의 러브콜
손흥민에 대한 애정
사실 손흥민과 클롭 감독이 이어질 기회는 많았다. 손흥민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함부르크에서 뛰던 시절에 도르트문트에서 오퍼가 왔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레버쿠젠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을 것 같아 레버쿠젠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클롭 감독의 러브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리버풀의 마네가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을 손흥민으로 메운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손흥민의 몸값 탓에 리버풀행은 성사되지 못했다. 클롭 감독이 여전히 손흥민을 원해도 입맛만 다시는 이유다. 클롭 감독은 최근 KBS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 가운데 하나가 손흥민을 영입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환상적인 선수이다. 한국 축구의 간판,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극찬했다. 이어 “한국 팬들은 손흥민을 얼마든지 자랑스러워해도 된다”며 손흥민과의 인연이 불발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손흥민이 유독 클롭 감독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는 이유는 바로 클롭식 압박 전술 때문이다. 클롭 감독의 전술은 수비 뒷공간이 열리는 경우가 많은데 스피드와 뒷공간 침투가 뛰어난 손흥민에게 좋은 기회가 생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