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사러 오픈런 소동
알 나스르가 그린 큰 그림
첫날부터 말실수 저질러
지난해 알 날스르와 공식 계약을 맺음으로써 유럽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로 새 출발을 앞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자신의 입단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언급해 국내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입단식은 4일 알 나스르 홈구장인 므르술 파크에서 열렸는데, 입단식 전 공식 기자회견 현장은 각국 기자들로 붐비며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호날두는 사우디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내 결정에 대해 가족들이 가장 많이 응원해줬다”며 “사우디에 온 것은 정말 큰 기회다. 축구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정신력을 바꿀 기회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는 또 다른 선택지가 있었음을 언급했는데, 그는 “지금에서야 밝히지만, 유럽의 여러 구단이나 브라질, 미국, 포르투갈, 호주 등에서 내게 제안을 했지만, 나는 알 나스르와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문은 월드컵에서 사우디가 맹활약한 것이 선택에 영향을 줬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호날두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줬지만, 월드컵을 통해 최근 축구가 달라졌음을 느꼈다”며 “챔피언을 이긴 유일한 팀이 사우디였다.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모로코, 코스타리카 등을 보며 사우디행을 결정하는 데 어렵지 않았다”고 결정적인 이유를 밝혔다.
불티나게 팔리는 유니폼
구단 팔로워 9배 증가
알 나스르는 풍부한 자금력을 내세워 호날두에게 2025까지 약 2700억 원에 이르는 연봉을 제안했다. 이는 그가 축구 최고 권위인 발롱도르 5회 수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5회 우승 등을 달성한 가치를 높게 산 셈이다. 이로써 호날두는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던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약 1719억 원)을 가볍게 뛰어넘고 1위에 올랐다.
그런 호날두가 알 나스르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불과 몇 시간 만에 그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사려는 시민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줄이 매장 밖까지 이어질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모았는데, 얼마되지 않아 알 나스르 유니폼을 금세 품절됐다. 현재는 이전에 유니폼을 구매한 사람들만 호날두의 이름을 새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구단의 SNS를 통해서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 호날두 영입 발표 전 80만 명이었던 팔로워 수가 급증한 것. 4일 기준으로 알 나스르 SNS 팔로워는 720만으로 9배가량 증가하는 등 벌써부터 호날두 효과를 누리고 있다.
호날두 통해
세계 빅리그 꿈꿔
그런데 알 나스르는 호날두 영입으로만 만족하지 않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알 나스르는 자신들을 ‘아랍의 레알 마드리드’로 만들 것을 꿈꾼다”면서 또 다른 축구스타 영입 계획을 보도한 것.
다음 타깃은 다름 아닌 스페인의 베테랑 수비수인 세르히오 라모스이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활약 중인 라모스는 오는 6월이면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알 나스르는 라모스 설득에 돌입했다. 구단 수뇌부는 영입을 자신하고 있으며, 올 여름 선수가 거부하지 못할 금액의 연봉을 제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구성에는 크로아티아의 축구전설 루카 모드리치도 포함된다. ‘데일리 메일’은 “호날두에 이은 알 나스르가 영입하고 싶은 선수는 모드리치다”고 보도했는데, 카타르 월드컵에서 37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약해 팀을 3위로 견인했기 때문이다. 모드리치 역시 라모스와 마찬가지로 6월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이들 모두의 공통점이 ‘레알 마드리드’라는 점을 통해 알 나스르의 목적을 살펴볼 수 있다.
뛰는 나라도 모르나
호날두 향한 비난
한편 호날두는 입단식을 채 치르기도 전 말실수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매체 ‘스포츠바이블’은 “호날두가 알 나스르에서 진행된 첫 기자회견에서 소속팀 국가를 잘 못 말했다”며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고 부르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전했다.
실제 호날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오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는데, 한 번도 아닌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지른 것. 이에 축구 팬들은 “호날두는 자신이 사우디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다고 생각하나보다”, “호날두가 알 나스르 기자회견을 통해 훌륭한 출발을 했다”고 실수를 꼬집었다.
그럼에도 호날두를 보기 위해 2만 5000여 명의 팬들이 경기장에 몰렸는데, 미국 매체 ‘ESPN’이 공개한 영상 속 팬들은 호날두가 공을 잡을 때마다 환호하기도 했다. 가벼운 슈팅 훈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호날두가 골문을 흔들자 마치 득점에 성공한 것처럼 열광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로써 월드컵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호날두가 알 나스르를 통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