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배 논란 일파만파
트로피에 부당 접근
내년 US오픈컵 출입 금지
아르헨티나가 우승컵을 들며 막을 내리게 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마주한 프랑스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한 것인데,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역대 3번째 우승이자 36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게 됐다.
특히 전 세계인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이 월드컵 트로피를 얻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인 만큼, 아르헨티나 국민을 비롯한 메시를 지지하는 이들은 챔피언의 탄생에 환호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논란이 발생한 것. 이를 본 각국 해외 매체는 물론 축구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는데,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아보자.
트로피에 소금 뿌려
튀르키예 셰프의 만행
이날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다니면서 기쁨을 즐기고 있었는데, 이때 선글라스와 수트를 입은 한 남성이 경기장에 등장했다. 그는 2017년부터 고기에 소금을 뿌리는 퍼포먼스로 유명해져 ‘솔트배(Salt Bae)’라는 별명이 붙은 튀르키예 출신의 스타 셰프 ‘누스레트 괵체’였다.
솔트배는 이스탄불을 비롯한 미국 뉴욕과 마이애미, 두바이, 카타르 도하 등 총 10개가 넘는 스테이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레스토랑은 해외 여러 방송은 물론 전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폴 포그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그리고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유명인들이 방문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논란의 주인공이 된 것은 우승 트로피를 마음대로 만졌기 때문이다. FIFA는 엄격한 규정에 따라 월드컵 트로피는 우승자 혹은 국가 원수를 포함한 엄선된 사람만 만질 수 있도록 했는데, 솔트배는 아르헨티나 사람이 아닐뿐더러 그저 유명한 셰프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들은 그가 트로피를 만질 자격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만, 솔트배는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사진을 찍는 것도 모자라 입을 맞추고 소금을 뿌리는 동작을 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했다.
VIP석에서 경기 관전
FIFA 회장 친분 덕분일까
그런데 솔트배가 한 만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승 행복을 만끽하고 있던 메시까지 건드린 것이다. 그는 마치 자신의 레스토랑 안에 내걸 사진을 얻겠다는 일념으로 메시의 팔을 붙자고 억지로 사진을 찍으려 시도했다. 이에 메시는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줬는데, 어깨에 손을 올리며 친한척까지 했다.
이를 본 각국의 주요 매체들은 솔트배가 어떻게 결승전 직후 그라운드에 내려올 수 있었는지 그리고 월드컵 트로피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이유를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영국 매체 ‘풋볼 테라스’는 “정말 우스운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FIFA가 어떻게 솔트배가 월드컵 트로피를 만지고 입을 맞추도록 허용할 수 있는가. 대체 거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솔트배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의 친분으로 VVIP 대접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월드컵이 한창이던 지난달 솔트배는 인판티노 회장과 껴안은 동영상을 SNS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후에도 호나우두, 카푸, 로베르투 카를루스 등의 브라질 축구 전설들과 나란히 VIP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하는 사진을 올린 바 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인판티노 회장으로부터 터무니없는 권리를 받은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선수들이 자신들의 경력에서 가장 감정적인 순간을 괴롭힘 당했다. 이는 정말 우스운 일이다”고 일침했다. 이처럼 인판티노 회장과의 친분까지 매체를 통해 이야기가 나오자 FIFA는 결국 진화에 나섰다.
지난 22일 FIFA는 “일련의 검토를 통해 지난 결승전에서 어떻게 몇몇 사람들이 그라운데 부당하게 진입할 수 있었는지 파악했다. 적절한 내부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인판티노 회장과의 친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메시와의 사진 논란
친분 내세운 솔트배
이처럼 솔트배는 자신이 한 행동에 축구 팬들과 전문가, 매체들이 비판하자. 2018년에 찍은 한 동영상을 SNS에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메시가 솔트배의 레스토랑에 방문했을 당시 반갑게 포옹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데, 이는 자신이 메시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걸 주장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논란은 끝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미국이 솔트배를 예방적 차원에서 징계하기 시작했다는 것.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는 내년 대회 결승전에 솔트배가 출입할 수 없다고 전했는데, 정작 가장 먼저 징계를 내려야 할 FIFA보다 빠른 대응을 한 미국에 축구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는 셈이다.